지난 봄 지심도를 다녀왔다. 최근 거제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거제도에서 가볼만한 곳이 어디어디 있는지 추천을 해달라는 사람이 많아서 지심도를 추천을 해주었다.
거제도 여행이라고 하면 흔히들 외도를 떠올리기 쉬운데 외도는 이미 워낙 많이 알려져있고 실제로 갔다온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굳이 따로 추천해주지 않아도 될 곳이라고 생각되었고 아직까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외도에 못지않게 좋은 지심도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지심도는 KBS 프로그램 1박2일에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의 모양이 마음 '심'자를 닮았다하여 지심도라고 불린다. 남해안에 있는 수많은 섬들 중에서 동백나무의 개체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흔히 '동백섬'이라고도 불리운다. 실제로 섬에 들어가보면 시작부터 동백나무가 빽빽히 들어서있고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고 지는 동백꽃이 이루는 붉은 빛깔의 장관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다.
3월 하순경이었지만 날씨가 쌀쌀해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볍지 않지만 햇살은 좋은 날씨였다. 동백섬 지심도 터미널에서 지심도로 들어가는 배표를 구입하고 대기하면 안내방송으로 배가 들어오고 있으니 탑승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동백섬 지심도에는 3월이 성수기이다.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 바로 동백섬 지심도이다. 안내 현수막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섬이라는 공간적 제한 때문에 섬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의 수를 제한하고 있었다. 섬을 둘러보는 시간 2시간과 앉아서 쉬면서 차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 1시간을 더해서 총 3시간 가량 섬에서 머무를 수 있다. 다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섬에서 천천히 시간을 가지길 원하는 사람은 성수기를 피해서 지심도를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동백섬 지심도 터미널에서 배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터미널 앞에서 생선을 살 수 있는 곳이 많아 구경할 거리가 많았다. 지심도로 들어갈 때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잡고 도착해서 터미널 앞 시장에서 천천히 구경을 하면서 배를 기다리는 것도 또 하나의 즐길거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지심도는 배를 타고 20여 분쯤만 가면 도착한다. 지심도에 처음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마치 빨간 주단을 깔아놓은 듯한 동백꽃이었다. 동백꽃이 필 때도 좋지만 피었다가 져서 땅에 떨어질 때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지심도의 동백나무는 육지에서 자라는 동백나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데 바로 잎에 빛깔 때문이다. 마치 참기름을 발라놓은 듯이 윤기가 흐르는 것이 지심도 동백나무잎의 특징인데 이는 바닷바람이 불어와 잎에 얇은 층을 이루어서라고 한다. 원시림에 가까운 동백나무 군락이 더욱 생동감을 가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동백꽃이 피고 떨어질 때까지 그 붉은 빛깔을 잃지 않고 있다. 지심도에 때를 잘 맞추어 가면 위 사진에서 보듯이 동백꽃이 만들어놓은 붉은 길을 감상할 수 있다.
지심도를 걸어서 둘러보는데에는 2시간정도 시간이 걸린다. 섬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3시간정도 되기 때문에 남은 시간동안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차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파전이나 막걸리를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어 시간이 되면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지심도에서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동백꽃은 개화시기가 보통 2월이기 때문에 겨울 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동백꽃의 절정기는 3월 하순부터 4월 초다. 동백꽃의 꽃이 다른 꽃보다 더욱 붉게 보이는 것은 노란빛의 수술이 한 움큼 들어가 있어 대비를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동백꽃은 다른 꽃처럼 꽃잎이 낱장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송이째로 툭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꽃이 지고 나면 가을에 밤톨 크기의 열매를 맺는데 이것을 가지고 기름을 짠다. 동백나무 열매를 짜서 만든 기름으로 화장품이나 식용유, 머릿기름 등으로 사용한다.
거제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곳, 동백섬 지심도.
때를 잘 맞춰 지심도를 가게 된다면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붉은 빛 동백꽃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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